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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즐기던 전통놀이, 수확의 기쁨을 ‘몸으로’ 나누던 방식

by dduvrdddr 2026. 2. 11.
추석 전통놀이로 수확의 기쁨을 몸으로 나누는 활기찬 축제 분위기가 담긴 감성적인 일러스트
추석은 “한가위”라는 이름처럼 한 해의 가장 풍성한 순간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전통사회에서 추석은 단순히 연휴가 길어서 기쁜 날이 아니라, 실제로 삶의 기반이 되는 수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며 마음이 놓이는 시기였습니다. 봄부터 여름까지 이어진 고된 노동의 결과가 눈앞에 쌓이고, 곡식이 마르고, 집집마다 먹을 것이 풍성해지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안도합니다. 그리고 그 안도는 곧 기쁨으로 바뀝니다. 추석은 바로 그 기쁨을 가족과 마을이 함께 나누는 날이었습니다. 이때 전통놀이는 추석을 완성하는 마지막 조각이었습니다. 음식만 먹고 끝내면 기쁨이 “개인적 만족”으로 머물 수 있지만, 놀이가 더해지면 그 기쁨이 “공동체의 분위기”가 됩니다. 추석 전통놀이는 대부분 야외에서, 여럿이 모여, 몸을 움직이며 즐기는 형태가 많았습니다. 이는 계절적 조건과도 잘 맞습니다. 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하늘이 높아지고, 바람이 선선해지면 사람들은 밖으로 나가기 좋아집니다. 그래서 추석 놀이는 집 안보다 마당과 들판, 마을 공터에서 더 활발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추석에 즐기던 대표 전통놀이들을 넓게 정리하고, 그 놀이들이 왜 ‘수확의 명절’과 특히 잘 맞았는지, 그리고 오늘날에도 추석을 더 따뜻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2000자 이상으로 길게 풀어보겠습니다.

추석 전통놀이의 특징, “풍요”가 만드는 여유와 개방감

추석 전통놀이를 이해할 때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추석이 갖는 분위기 자체입니다. 설날이 새 출발의 긴장과 기대가 섞인 날이라면, 추석은 결과를 확인한 뒤의 안정감이 큰 날입니다. 그래서 놀이의 성격도 조금 다릅니다. 설날에는 윷놀이처럼 실내에서 판을 벌이며 가족 단위로 모이는 놀이가 중심이라면, 추석은 야외에서 마을 단위로 어울리는 놀이가 활발했습니다. 수확을 마무리한 뒤에는 마을 사람들의 마음에도 여유가 생기고, 그 여유는 자연스럽게 ‘함께 놀자’는 분위기로 이어집니다.

또한 추석은 밤하늘의 달이 상징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 시기입니다. 달은 풍요, 순환, 가족의 단란함을 상징했고, 추석의 ‘보름달’은 그 감정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합니다. 그래서 추석 놀이는 달 아래에서 펼쳐지는 경우가 많았고, 특히 노래와 춤, 원형의 움직임처럼 공동체의 호흡을 맞추는 놀이가 강하게 발달했습니다. 강강술래가 대표적입니다. 강강술래는 단순히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원을 만들고 손을 잡고 함께 움직이며 “우리가 함께 있다”는 감각을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놀이입니다. 이런 형태의 놀이는 수확의 기쁨을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의 기쁨으로 바꾸는 힘이 있습니다.

추석 전통놀이는 신체적 요소가 강하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씨름, 줄다리기, 그네뛰기처럼 몸을 크게 쓰는 놀이가 많이 등장합니다. 이는 추석이 농사일의 긴장감이 어느 정도 풀린 시점이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몸이 지친 상태에서도 놀이를 할 수 있는 이유는, 놀이가 단순한 체력 소모가 아니라 흥과 응원, 공동의 열기로 사람을 움직이게 했기 때문입니다. 혼자였다면 힘들었겠지만, 함께 소리 내고 웃으면 몸이 다시 가벼워지는 경험을 많은 분들이 아실 것입니다. 추석 놀이는 바로 그 감각을 만드는 장치였습니다.

추석 대표 전통놀이 1: 강강술래, 달 아래에서 공동체가 하나가 되다

추석 놀이 중 가장 상징성이 큰 것은 강강술래입니다. 특히 전라도 해안 지역에서 발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오늘날에는 추석의 대표 전통놀이로 널리 인식됩니다. 강강술래의 핵심은 ‘원’입니다. 사람들이 손을 잡고 원을 만들고, 노래를 부르며 돌고, 점점 속도를 올리기도 하고, 중간중간 다양한 놀이 동작을 섞기도 합니다. 겉으로 보면 단순한 춤 같지만, 그 안에는 공동체의 질서와 호흡이 촘촘히 들어 있습니다. 속도가 빨라지면 서로의 손을 더 단단히 잡아야 하고, 누군가 넘어지지 않도록 주변이 자연스럽게 조절해야 합니다. 즉, 강강술래는 혼자 잘 추는 춤이 아니라, 함께 맞추는 움직임입니다.

이 움직임이 추석과 잘 맞는 이유는, 추석의 핵심 감정이 “풍요를 함께 나눈다”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수확은 개인의 노동이지만, 전통사회에서 수확의 결과는 공동체의 분위기를 결정했습니다. 마을 전체가 풍성해야 마음이 놓이고, 이웃의 삶이 안정되어야 내 삶도 안전합니다. 강강술래는 그런 공동체적 감각을 몸으로 확인하는 놀이였습니다. 손을 잡고 원을 만드는 순간, 사람들은 “나 혼자만 잘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건너왔다”는 느낌을 공유하게 됩니다. 그래서 강강술래는 단순한 춤이 아니라, 추석의 정신을 가장 직접적으로 구현한 놀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강강술래는 여성들이 중심이 되어 참여하는 놀이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전통사회에서 여성들의 노동과 관계망이 얼마나 촘촘했는지를 보여주는 단서이기도 합니다. 평소에는 집안일과 농사일로 분주했지만, 추석이라는 날에는 함께 모여 노래하고 움직이며 억눌린 감정을 풀 수 있었습니다. 강강술래가 가진 해방감과 흥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 당시 여성들이 공동체 안에서 숨을 돌릴 수 있는 소중한 통로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추석 대표 전통놀이 2: 씨름과 줄다리기, 힘의 경쟁이 아니라 ‘기세’의 축제

추석에는 씨름이 빠질 수 없습니다. 씨름은 전국적으로 널리 퍼진 전통 스포츠이며, 추석과 특히 자주 연결됩니다. 씨름이 추석과 잘 맞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계절적 조건입니다. 무더위가 지나고 바람이 선선해지면 야외에서 몸을 크게 쓰는 놀이가 가능해집니다. 둘째, 수확 이후의 여유입니다. 농사일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마을 사람들은 큰 행사에 참여할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생깁니다. 씨름판은 그런 여유가 폭발하는 공간이 됩니다.

씨름은 단순히 힘센 사람이 이기는 스포츠가 아닙니다. 샅바를 잡는 법, 중심을 낮추는 법, 타이밍을 읽는 법 등 기술과 경험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씨름판을 보면 힘의 대결이면서 동시에 지혜의 대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대결은 보통 마을 사람들의 응원 속에서 열립니다. 응원은 단순한 소리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응원이 커질수록 선수의 기세가 달라지고, 그 기세가 또 판의 열기를 키웁니다. 추석 씨름판은 ‘승부’만이 아니라 ‘흥’이 중심인 축제였습니다.

줄다리기도 추석이나 대보름 같은 큰 명절에 자주 등장하는 마을형 놀이입니다. 줄다리기는 겉으로는 힘겨루기지만, 실제로는 협동과 호흡이 승부를 좌우합니다. 농경사회에서 협동은 생존 방식이었고, 줄다리기는 그 협동을 놀이로 재현한 대표적인 형태입니다. 추석에 줄다리기를 하는 것은 단지 재미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마을의 힘”을 확인하고, 풍요를 이어가겠다는 기세를 다지는 의미도 함께 담겨 있었습니다.

추석 놀이를 오늘 다시 즐기는 방법, “가족 행사”를 “기억”으로 바꾸는 장치

오늘날 추석은 이동과 준비로 지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추석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추석이 허무하게 지나가는 이유 중 하나는, 명절을 ‘할 일’로만 채워버리기 때문입니다. 음식 준비, 차례, 인사, 이동이 끝나면 남는 건 피로뿐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전통놀이를 아주 짧게라도 넣으면 추석의 밀도가 달라집니다. 놀이가 들어가면 명절이 ‘기억’으로 남기 시작합니다.

강강술래를 완벽히 재현할 필요는 없습니다. 가족끼리 원을 만들고, 손을 잡고, 간단한 박자에 맞춰 돌기만 해도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아이들은 그런 단순한 움직임에서 오히려 더 큰 즐거움을 느낍니다. 씨름도 실제로 하기 어렵다면, 안전한 환경에서 작은 힘겨루기 게임이나 팀 대항 게임으로 변형할 수 있습니다. 줄다리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긴 줄이 없으면 수건이나 밧줄로 짧게 해도 되고, 승부를 지나치게 진지하게 가져가지 않으면 충분히 재미있습니다.

핵심은 “우리가 함께 뭔가를 했다”는 경험입니다. 그 경험은 추석을 노동처럼 느끼게 만드는 분위기를 바꾸고, 가족과 친척 사이의 어색함을 풀어줍니다. 전통놀이의 본질은 완벽한 형식이 아니라, 사람을 연결하는 기능입니다. 추석은 풍요의 명절이고, 풍요는 결국 함께 나눌 때 더 크게 느껴집니다. 전통놀이는 그 나눔을 몸으로 체감하게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이었습니다.

추석 전통놀이를 통해 우리는 전통사회가 풍요를 어떻게 축제로 바꾸었는지, 공동체가 어떻게 기쁨을 공유했는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단순한 추억이 아니라, 지금의 명절을 더 따뜻하고 기억에 남게 만드는 현실적인 힌트가 그 안에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정월대보름에 즐기던 전통놀이와 그 의미를 정리하며, 왜 대보름 놀이가 개인을 넘어 마을 전체를 움직이는 형태로 발달했는지 이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